동유럽은 오랜 역사 속에서 문화와 예술이 교차하며 성장해온 지역으로, 현대적인 감성과 고풍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서유럽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감성적인 여행이 가능한 동유럽의 미술·건축 도시들은 신혼여행지 또는 커플 여행지로 이상적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크로아티아의 항구 도시 리에카, 루마니아의 문화 수도 클루지나포카, 그리고 리투아니아의 건축 도시 카우나스를 중심으로 감성과 예술이 어우러진 여정을 소개합니다.
리에카 – 아드리아해 감성 속 역사와 건축이 녹아 있는 도시
크로아티아 북부에 위치한 리에카(Rijeka)는 아드리아해를 품은 항구 도시로, 유럽의 다양한 문화가 교차한 흔적이 남아 있는 독특한 공간입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이탈리아, 유고슬라비아 등 여러 시대를 거쳐온 이 도시는 그만큼 다채로운 건축 양식과 예술적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미술과 건축에 관심 있는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리에카의 중심은 ‘코르조(Korzo)’라는 보행자 거리로 시작됩니다. 이 거리에는 신고전주의, 아르 누보, 오스트리아 제국 스타일의 건축물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으며, 곳곳에는 예술 갤러리와 현대미술 전시관이 있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시청 건물, 리에카 대성당, 시계탑 등은 사진으로 담기에도 아름답고, 걷는 것만으로도 건축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리에카의 미술적 정체성을 대변하는 공간 중 하나는 바로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Rijeka)입니다. 크로아티아 현대 작가들의 전시부터 국제 교류 전시까지 폭넓은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적 자극을 받고 싶은 커플에게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또한, 리에카의 건축적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트르사트 성(Trsat Castle)을 방문해야 합니다. 언덕 위에 세워진 이 성은 중세 크로아티아의 고딕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성곽 너머로 바라보는 아드리아해의 풍경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리에카는 연중 다양한 예술 행사가 열리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특히 매년 초 열리는 리에카 카니발(Rijeka Carnival)은 유럽 3대 카니발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화려하고 독창적입니다. 숙소는 코르조 인근의 부티크 호텔이나 바다 전망이 있는 아파트형 숙소가 좋습니다. 리에카는 번잡하지 않지만 세련된 감성이 녹아 있는 도시로, 커플 여행객이나 신혼부부에게 조용한 시간 속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배경이 되어줄 것입니다.
클루지나포카 – 루마니아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지방에 위치한 클루지나포카(Cluj-Napoca)는 '루마니아의 문화 수도'라 불릴 정도로 예술, 건축, 문학, 공연 예술이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구시가지의 중세 고딕 양식부터 근대적 신고전주의 건축, 현대미술 전시까지 감성적이고 지적인 여행을 원하는 커플에게 최고의 목적지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클루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성 미하엘 교회(St. Michael's Church)’는 고딕 건축 양식의 대표적 건물로, 광장 주변은 돌로 포장된 거리와 오랜 역사적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로맨틱한 산책 코스로 손꼽힙니다. 클루지는 현대 미술 씬도 매우 활발합니다. ‘플랜 B 갤러리’는 동유럽 현대미술의 중요한 허브로, 설치미술, 사진, 회화 등 다양한 매체의 전시가 정기적으로 열리며, 도시의 예술적 깊이를 더욱 풍성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루마니아 국립미술관(National Museum of Art of Cluj-Napoca)은 중세 루마니아 회화부터 인상파까지 고루 갖춘 전시를 통해 예술적 깊이를 전해줍니다. 건축적으로도 클루지는 시대별 양식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입니다. 헝가리 지배 시절의 신고딕 양식, 공산주의 시기의 대형 주거단지, 현대 유리건물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숙소는 구시가지 인근의 유서 깊은 호텔이나, 미술관과 가까운 부티크 숙소를 추천합니다. 조명에 물든 밤거리를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감성이 극대화되는 도시입니다.
카우나스 – 발트 3국의 숨은 건축 보석, 감성 도시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인 카우나스(Kaunas)는 발트 3국 중에서도 건축 애호가와 감성 여행자들에게 조용한 사랑을 받고 있는 도시입니다. 수도 빌뉴스보다 덜 알려졌지만, 카우나스는 독특한 근대 건축 양식과 아르데코풍 도시계획, 그리고 활발한 예술활동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카우나스는 1920~30년대 리투아니아 임시 수도였으며, 이 시기 대대적인 도시 계획과 건축 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시기 지어진 ‘카우나스 중앙우체국’, ‘Vytautas the Great War Museum’, ‘카우나스 현대미술관’은 유럽 내 보기 드문 아르데코 양식을 보여줍니다. 구시가지에는 중세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카우나스 성(Kaunas Castle)’은 고딕 양식의 고요한 산책 공간으로 추천됩니다. 또한 카우나스는 예술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카우나스 디자인 위크’ 등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으로 탈바꿈하는 축제 기간에는 거리와 상점, 미술관 모두가 예술로 가득합니다. 카페 문화 역시 훌륭하며, 북카페, 미술관 카페 등 다양한 공간에서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 좋습니다. 숙소는 아르데코 스타일 호텔이나 예술 테마의 부티크 숙소가 좋습니다. 조용한 정서 속에서 함께 하는 여행은 그 자체로 예술입니다.
리에카, 클루지나포카, 카우나스는 동유럽에서도 깊은 감성과 예술, 건축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화려한 관광지만을 쫓기보다는 도시의 결을 함께 느끼고 대화를 나누며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여행을 원한다면, 이 세 도시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다음 여행, 사랑과 예술이 머무는 동유럽으로 떠나보세요.